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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차한잔

90' first LOVE

by 마이러브다미 2024. 9. 20.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딘가 가슴 한구석이 몽글몽글해집니다. 특히 90년대의 첫사랑이라면 그때만의 감성과 분위기가 생각납니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있던 시절도 아니고, SNS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던 시대도 아니었죠. 다가가기 전, 전화 한 통도 용기가 필요했고, 손편지를 쓰는 일은 마음을 담는 과정 자체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첫사랑이라는 그 단어만큼이나 그때의 감정은 순수하고 투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저에게 90년대는 분명 특별한 시절이었어요. 나지막히 흐르던 테이프 속 발라드, 언제 들어도 설렘을 자아내던 핸드폰 벨소리 대신 가슴 두근거리게 만들던 공중전화 부스, 그리고 무심한 듯이 내리는 빗속을 혼자 걸으며 그 사람을 생각하던 시간들. 당시 첫사랑은 언제나 우연처럼 다가왔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자주 마주치는 그 사람, 아무런 대화 없이도 눈이 마주치면 그 순간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한 짧은 찰나.

그 시절엔 편지를 자주 썼어요. 종이와 펜을 준비하고, 마음을 담은 글을 쓰는 일이 어쩌면 더 진지하고 솔직한 마음 표현이었죠. 어딘가 서투르고 투박했지만 그만큼 진심이 담겼던 그 손편지는 시간을 지나며 희미해진 기억 속에서도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매번 쓸 때마다 상대방이 읽을 순간을 상상하며 가슴이 두근거렸던 그때. 그런데 막상 건네는 일은 너무나 어려웠어요. 용기가 부족했던 어린 마음이었을까요? 편지를 건네지 못한 채 책상 서랍 속에 그대로 넣어두었던 경험이 지금도 기억나네요. 하지만 그 서투름이 첫사랑을 더 애틋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첫사랑은 참 단순하고 소박한 순간들로 가득했어요. 그 사람과 함께 교실에 앉아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행복했고, 학교 행사나 소풍 때 나란히 앉아 이야기 나누는 그 몇 분이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었죠. 그 사람의 웃음소리 한 번에 마음이 설레고, 가끔 손이 닿으면 그 순간은 시간이 멈춘 것 같았던 기억도 납니다.

하지만 첫사랑은 대부분 그렇게 끝이 나죠. 서로 마음을 전하기도 전에, 혹은 전했지만 엇갈린 채로. 아마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첫사랑은 아름답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들 하잖아요. 그 시절 저도 그랬습니다. 누군가에게 다가갈 용기는 부족했고, 마음은 항상 한 발짝 늦게 표현되었으니까요. 그래도 그때 느꼈던 감정들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웠던 감정이었으니까요.

요즘 가끔 90년대의 음악을 들으면 그때의 추억이 스멀스멀 떠오릅니다. 어쩌면 그리운 감정들이 다시금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첫사랑은 언제나 순수했고, 그때의 우리는 조금 더 솔직했던 것 같아요. 복잡하지 않았던 시절, 사소한 것들이 소중했던 그때. 어쩌면 첫사랑은 마음 한구석에 아련하게 남아 있는, 그 시절 나의 순수한 기억 그 자체가 아닐까요?

 

2024.09.09 - [분류 전체보기] - 추억

 

추억

추억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따뜻한 느낌을 줘요. 지나간 시간 속에 남아 있는 장면들이, 마음 속에서 다시금 피어오를 때가 있죠. 어떤 날은 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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