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느꼈다. '아, 가을이 오는구나.'
선선한 바람이 볼을 스치고 지나가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계절이란 게 참 신기하다. 어느 날 갑자기 훅, 하고 바뀌는 것 같으면서도, 또 하루하루 조금씩 변해가는 걸 보면 새삼 시간의 흐름이 놀랍다.
집 앞 가로수길을 걸으며 고개를 들어보니 나뭇잎들이 슬며시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아직 완연한 가을 색은 아니지만, 곧 이 길이 황금빛으로 물들 거란 걸 알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문득 지난 여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폭염 속에서 땀 흘리며 일했던 날들, 친구들과 시원한 수박 먹으며 웃었던 순간들, 에어컨 바람 아래서 뒹굴뒹굴 뜨거운 열대야를 견뎠던 밤들... 아쉬움도 있지만, 또 한 계절을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도 든다.
이제 가을이 온다. 선선한 바람, 높고 푸른 하늘, 알록달록 물든 단풍, 구수한 가을 냄새... 생각만 해도 마음이 풍성해진다. 올해는 어떤 가을을 보내게 될까? 작년엔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된 나들이도 못 갔는데, 올해는 좀 다를까?
가을은 항상 나를 설레게 한다.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하기에 딱 좋은 계절 같아서일까? 아니면 그저 선선한 날씨가 좋아서일까? 아님 가을 하면 떠오르는 맛있는 음식들 때문에? (군고구마, 오겹살, 새콤달콤한 과일들... 침이 고인다.)
어쨌든 이번 가을엔 뭔가 특별한 걸 해보고 싶다. 단풍 구경도 가고, 오랜만에 책도 실컷 읽고, 따뜻한 커피 한 잔 들고 산책도 하고... 아, 그리고 운동! 여름 내내 미뤄두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겠다. 가을바람 맞으며 조깅하면 기분 좋겠지?
지나가는 계절을 아쉬워하기보단 다가오는 계절을 반갑게 맞이하는 게 좋겠다. 여름아 잘 가! 그리고 가을아 어서 와! 네가 가져올 새로운 날들이 기대돼.
음, 오늘 저녁엔 뭘 먹을까? 가을 분위기 내며 오랜만에 삼겹살을 구워 먹어볼까? 아니면 시원한 냉면으로 마지막 여름 맛을 즐겨볼까?
하하, 역시 난 먹는 걸로 결론 짓는구나. 뭐, 어때. 맛있는 거 먹으면서 가을을 맞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자, 이제 가을을 향한 첫 발을 내딛어볼까? 설레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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